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당신..이제는 편히 쉬고 계신가요?
당신이 우리곁을 홀연히 떠난지 어느덧 20일이 지났습니다.
낯선 번호는 불길한 예감을 남기며 병원으로 간다는 그 한마디에 그래도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곧 바로 회사로 와야 된다는 그 말에...무슨 정신으로 택시를 타고 갔는지, 큰 일을 치루었는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일, 당신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습니다.
얼마나 그동안 힘들었을까...내가 조금만 더 귀 기울여 줄걸...
아파도 내색 없이 자기 몸 생각 않고 가족만 생각하던 사람, 이상하다 싶을때 끌고라도 갈걸... 덜 외롭게 할걸...,
회사가 힘들어도 가족들이 힘들까봐 괜찮다고 둘러대며 얼마나 많이 혼자 고민하고, 혼자 외로웠을 당신에게 미안하다고, 손 잡아주고 보듬어 주지 못한것을
두고 두고 후회하지만 이제는 말 할 수 없음에 목이 메입니다.
아직도 현실같지 않고 꿈이기만을 몇번씩이나 되새겨 봅니다.
어느 먼 나라에 출장을 가 있는것 같고, 당신의 방이 비어 있어도 곧 돌아올 것만 같아 불을 끌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쓰던 물건 하나 하나 담배 냄새 배였다고 타박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체취마저 너무 너무 그리워집니다.
나랑 같이 늙어가며 시윤이 커가는것 보자 했건만 그렇게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우리에게 베푸는것을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당연히 해줘야 할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뻔뻔한 우리는 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그 사랑을 눈물로 깨달으며 배워 나가는 중입니다.
어제는 당신 떠나고 첫 설날이라 당신을 만나러 가면서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AS를 부르고 차를 밀면서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당신이 있었다면 별거 아닌 일이었고, 돌아오는 길은 네비를 제대로 못 봐 돌고 돌아 집으로 왔습니다.
항상 어디든 편안하게 데리고 다녀준 그 고마움을 당연함으로 여겼습니다...
무엇인가 가르쳐 줄때 귀 담아 들을걸 그랬습니다. 마음이 참 많이 허전한 하루였습니다.
연말에 영화를 보고 돌아오며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많이 웃고 행복하자 했었는데...산다는게 허망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아빠와 다녔던 곳을 사진으로 매일 돌아보며 웃기도 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음을 뒤늦게야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입니다.
늘 가슴깊이 고마워하며 살겠습니다.
내일은 당신을 추모하는 3재입니다.
따뜻했던 당신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환하게 우리들을 맞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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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23일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