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187일.. 우리 쭈니 못본지 187일..
널 여기다 두고... 올때마다 좀더 가까이 좀더 가까이... 유리문 열고 우리 쭌이 온기 한번 느껴지려나
엄마 손길 어디쯤에 닿이려나... 그렇게 문을 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문을 열지 않았어.
충전해서 넣어주던 니폰도... 너에게 해줄수 있는게 없어서.. 폰충전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집착처럼 매번 그렇게 했는데..
아빠가 가끔 하겠다고.. 자꾸 문열어서 문고장 날수 있다고..
매번 그런 마음으로 가면서도.. 뭐라도 해주고 싶어서.. 포기 못했는데..
아빠가 그러라고 하니까..
혹여 섭섭한건 아니였니..
우리 준형이는 어디쯤 있을까..뭐하고 있을까..
이세상 내려다 보지 말고 편히 있길 바라면서도 엄마혼자 버려진 이세상에서 엄마는 또 널 찾으며 울고있어
니방에 몰래 몰래 들어가.. 니가 입었던 옷냄새 맡으며 우리 준형이 금방 벗어놓은 옷같고..
우리 쭈니 안경 보면서... 또 잔소리 처럼.. 공부할땐 쓰랬는데.. 왜 안썼대..혼잣말을 하고..
꼬질 꼬질 해진 니 골프장갑들 보면서.. 울 쭈니 골프 재미 있어 했는데..
우리 쭈니랑 연습장 갈때가 너무 행복했었는데..
엄마는 골프가 아니라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었어..우리가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거..
..
니가 없던 날의 기억보다 어제까지 함께한 날들을 그리워 하며.. 널 찾고 있어
형 제대 하고 오면 엄마한테는 꽃길만 있을거라고..
니들과 보낼 많은 날을 설레며 손꼽아 기다렸는데..
같이 기다려주지 그랬니..
준아..엄마는...
엄마는 어쩌면 좋으니..
엄마 뭐할까... 엄마가 뭐할수 있을까..
니가 있던 날처럼..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웃고 장난치고 집에 들어가..
엄마 왔어요 불러줄 니 목소리를 기대하며..
수정터널을 건너면 온몸이 떨리고 머리가 서늘해져..
집에 가면 있겠지 이게 꿈이겠지 하면서..
그렇게 내자신을 속이며 집으로 가는길에..
어느새 나는 또 너와 헤어진 그날을 온몸으로 느껴..
집앞에 내가 먼저 도착했더라면..
니가 오는길을 되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엄마가 잘못했어.. 미안해.
준아.. 아픈몫은 엄마가 할꺼야.. 우리 쭈니는 ..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행복하게 그곳에 머물고 있어.
엄마가 벌 다 받고.. 쭈니 앞에 가서 또 빌거야.
그때 엄마한테 꼭 ...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해줘..
엄마는 아직 사무실인데...아빠가 전화왔네.. 니방에 책들 정리하자고해서
엄마는 또 니가 없는 그방에 ..니가 없는걸 느껴야 하는구나..
이또한 엄마몫이겠지..아빠도 형도.. 엄마처럼 ..니가 없어 아프고..니가 그리워 슬플테니까.
하지만 준아..처음 니가 존재했던 그순간부터 ... 조금 멀리 떠난 지금도 우리가 널 사랑하는 마음은
한치도 변함없단다.. 진심이야.. 모든건 그사랑이고..널 아꼈던 가족이란거..
우리는 기억못하더라도 그마음은 담고 있으렴.
넌 그렇게 사랑스럽고 사랑받는 아이였으니까..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내아들 심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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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28일
준형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