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준아. 준형아. 어디있니..
엄마는..
엄마는 앞으로 살아갈 시간도 아무 의미없겠지만.
참 열심히 살아왔다 싶었던 지난 날도 전부 가짜였던것 같아.
오늘 엄마 심폐소생술 교육 받으러 갔었는데...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거라... 신청해두고도 갈수있을까 가야할까 고민을 했는데.
아침까지도 고민을 하다가 나섰어.
10년을 넘게 매년 받은 교육인데.. 뭘 위해 그리 열심히했던가..
싶고..
연관짓지 않으려 했는데 어렵더구나..
그냥.. 너무 힘들었어..
오늘이 금요일 이여서 더 그랬겠지...
애써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서 맨 뒷자리 앉았는데..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려고 급하게 마스크도 하고..
그자리에 엄마와 우리 쭈니 이야기 아는 사람들도 있어서.
혹여 날 살피지 않을까 들키지 않을까 참아내느라.
눈앞이 핑핑 돌고 새하얗게 변하려고 하는데.
입술이 터져라 깨물고 정신줄 잡고 버텼어.
지난 날에 그리 열심히 배운 수업들이..
내눈앞에 누워있던 너에겐 아무것도 할수 없었으니까.
그날 그순간 너와 나 단둘에게 허락되었던 30분이란 시간동안
난 그저 너 부등켜안고... 울지도 못하고 니 몸을 쓸어보고만 있었지
널 안기전부터 모든게 끝났다.. 끝이구나 하며 달려갔던 ..그순간을
엄마는... 잊을수가 없구나..
이젠 보고 싶다고 .. 말할수도 없어..
잘 있어달라고 빌어보기 보단...
그저 오늘도 내일도 널 기다리며.. 널 찾아헤매며..
어디있니.언제 올거니... 준아 어딨어..
그렇게 쉬어지지 않는 숨끝에 뱉어내듯 외치며 이시간을 견뎌내..
준아.. 엄마가 오늘 늦게 퇴근했는데..
그래서 형이 보리.우디 밥 줬다는데..
보리가 엄마 오기 전까지 밥안먹고 있었더라..
엄마 들어오는 소리에 마구 짖더니 그제서야 밥을 먹는구나.
그러지 말지.. 나없어도 잘 지내줬으면 좋겠는데..
보리때문에 .아니 보리 핑계로 실컷 울고 있어..
우리 쭈니는.. 어디있을까..
쭈니도 엄마 기다릴텐데..
난 어째야 하는걸까..
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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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12일
준형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