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보내며 드리는 고별사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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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아버지를 보내며 드리는 고별사

아버지!
여기 아버지의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 그리고 엄마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살아계시는 동안 온가족이 모여 가족사진을 찍어 커다랗게 벽에다가 액자를 걸어두고 싶은 소원이 있었는데, 이제 영영 그 사진을 만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누구나에게나 삶의 발자욱은 순탄치 않고 굴곡이 많은 법이겠지만, 유달리 저희 가족의 발자욱은 너무나도 가슴 쓰리고, 눈물 많고, 원망도 참 많았던 자국들이었습니다.

간밤에 잠을 자려는데 저희 가족들을 둘러싼 커다란 울타리가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 느껴져 많이 두려웠습니다. 이제 닥치게 되는 모든 삶의 파도를 그 울타리 없이 오롯이 저희들끼리 버텨내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왜 우리 가족들은 이리 살았어야 하는지 아버지에게 묻고도 싶고, 또 아버지에 대한 원망스러움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그동안에 살아오셨던 아버지의 삶과 모든 여정마다 아버지가 느끼셨을 그 마음을 온전히 다 모르기에 어리석은 원망은 내려놓습니다.

다른 많은 가정들처럼 따스한 가정은 못되지만 이렇게라도 모일 수 있다는것은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말년에 아버지가 가지셨던 모든 한탄을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떠나십시오. 여전히 저희들 앞에 놓여진 삶의 여정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서로 힘을 모아 잘 헤쳐나가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머니도 우짜든가 저희 형제들이 잘 살펴서 편안한 여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돌이켜보니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한 것이 아쉽네요. 조금만 드셔도 배불러 못드시는 모습에 핑게대며 맛있는 것을 실컷 맛보게 해드리지 못한 것이 믾이 아쉽네요. 그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말년에 아버지가 너무도 자랑스러워하셨던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못보여드려 너무 너무 죄송하네요.

부디 잘 가세요. 아버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아버지 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사랑합니다.

  • 2023년 06월 02일
    하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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