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아버지 저 원석이에요
49재가 끝난 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네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세월은 왜 이렇게 야속하게 지나가는지..
아직도 집에 아버지가 있을 것만 같고
집에선 왔다 갔다 하시던 동선에 시선이 머무르네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버지가 떠올라요
그렇게 자연스레 생각에 잠기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반복 하네요
혹시나 기억 속에 잊혀 진건 없나 싶어
어린 시절부터의 기억을 시간의 흐름대로 더듬어 현재로 돌아오네요
사소했던 기억도 이젠 너무나도 소중하니까
이리도 소중할거란 것을 알았더라면 더 많은 사진이나 영상 그리고 추억 만들걸..
더 잘해드릴걸...
저 솔직히 아버지 병원에 계실때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효자라고 하는 소리 너무 듣기 싫었어요
효자는 무슨.. 불효자인데..
몇년동안 제가 아버지께 잘한 것도 없고 되려 아버지를 이해 못하고 못되게 굴고
그리고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코로나라는 핑계로 잘 못하고
그렇게 아프신 와중에 힘들테니 옆에서 한숨 자라고 제 걱정이나 하시고 바보같이...
눈물 흘리니까 힘도 없는 손 겨우 들어 올려서 눈물 닦아주고
이젠 아프시지 마세요
남한테 피해주거나 싫은 소리 한번 안하시던 천사같은 우리 아빠
좋은 곳에서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즐기며 쉬고 계세요
언젠간 우리 다시 만날테니 행복하세요
또 올께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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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04일
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