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랜만이야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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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엄마 오랜만이야

그 동안 편지를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엄마 생전에도 안 쓰던 편지라 무슨 내용을 써야하는지 고민을 했어.
내가 엄마에게 뭘 말하고 싶은지, 엄마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내용은 뭔지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으니 글을 쓸 수가 없었고 이 곳에 올려지는 글을 다른 사람도 볼 수 있다보니 조금 망설였어. 하지만 그냥 솔직하게 쓰기로 마음 먹었어. 누가 본들 몇이나 보겠어. 내 마음 달래는것부터 할래.

엄마, 솔직히 나는 괜찮으니 잘 가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야하는 거 다 아는데 나는 아직 엄마의 철부지라 그렇게 말을 했다가도 하나도 안 괜찮다고 나 정말로 안 괜찮다는 말이 나와. 근데 나 정말 요즘 안 괜찮아. 낮에는 엄마한테 미안해서 울고, 보고싶어 울다가 밤에는 엄마가 원망스러워 울고, 막막해서 울어.

먼저 안 좋은 말부터 할래. 나는 요즘 밤이 너무 힘들어. 엄마랑 했던 통화들이 모두 녹음되어 있지 않는게 원망스럽고, 그렇게 홀연히 떠난 엄마가 원망스럽고, 같이 가고 싶은 내 약한 마음에 울어. 지금이라도 가면 엄마 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단 말이야? 그런 생각 안하려고 정말 정말 노력하고 있는데 잘 되지 않아서 병원 예약 했어. 나 잘했지? 잘했으면 꿈에라도 나와서 내 머리 한번만 쓰다듬어 주라. 잘했다고 한번만 안아주라.

그리고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너무 막막해. 엄마가 있을 땐 다 엄마 어깨에 있던 짐들이라 이렇게 큰 짐인걸 몰랐거든? 엄마가 가고나니까 그게 내가 보기엔 엄마가 너무 큰 사람이여서 그 짐들이 다 작아보였다는 걸 알았어. 내 어깨에 올라오니 너무 너무 무거운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 볼 엄마가 없네. 물어보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답을 해줄 엄마가 없네.

요즘 작은 삼촌이랑 미숙이 이모 많이 괴롭히고 있어. 물어보기도 많이 물어보고, 말도 많이 걸고 치대기도 많이 치대고. 나는 운전면허 따고 차 사면 엄마 드라이브 시켜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이제 타줄 수 없으니까 작은 삼촌한테 물어봤는데, 작은 삼촌이 누굴 죽이려고~~ 하더라구~ 흑흑.

낮에는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 그냥 괜스래 엄마~ 불러도 보고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엉엉 울다가 안방 침대에 달려가서 엄마 엄마 하고 울다가, 엄마 사진 앞에서 엄마 밉다고 엄마 나쁘다고 울어. 내가 못해준 게 너무 많아서 그것만 생각나니까 너무 속상해.

황무지에 홀로 서있는 나무의 뿌리가 약하고 잎이 몇 장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비를 피하기엔 충분하고 바람도 막아주니 괜찮은 줄 알았던거지. 그 주변에 길을 놓고 울타리를 칠게 아니라 나무의 뿌리부터 튼튼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이걸 나무가 있었던 흔적만 남고나서야 알았어.

엄마 너무 미안해. 너무 미안해. 그렇게 다정다감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은 내가 딸이라서. 엄마가 제일 사랑한게 나라서 너무 미안해. 더 좋은 아이였어야 했는데. 더 착하고 더 따뜻하고 엄마한테 더 예쁜말을 많이 해줄 딸이었어야 했는데, 그런 아이가 아니여서 미안해.

엄마가 전에 나보고 니는 엄마가 그렇게 좋나?ㅎㅎ 라고 물어 본 거 기억해? 나 엄마 진짜 진짜 좋아하는데 그래서 다음 생에도 엄마 딸이면 좋겠는데 이제는 생각이 좀 바껴서.. 엄마는 엄마에게 어울리는 다정하고 따뜻하고 착한 딸을 만나. 다음에는 내가 엄마가 밟을 흙이 되고 엄마를 적실 비가 되고 엄마를 스칠 바람이 되는게 더 나을 것 같아.

스님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고 내가 이렇게 울고 엄마를 잡고 있으면 안된대. 엄마를 다 잘 보내주라고 하는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잘 몰랐다고 그랬었잖아. 나도 엄마를 보내보는건 처음이라 잘 하질 못하겠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 2023년 11월 24일
    엄마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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