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엄마가 떠나고 맞이하는 첫 번째 봄
콩이가 떠나고 맞이하는 두 번째 봄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한 둘만 없는 봄

엄마, 나는 그 동안 운전 기능 시험을 보고 만점으로 합격을 했어
도로주행은 4월부터야
사람이 많이 밀렸대
차는 스포티지를 사려고 했는데 스포티지는 곧 페이스리프트라 다른 차를 사야하나 고민중이야
팀장님은 스포티지 살 돈에 조금만 더 얹어서 테슬라를 사라고 하시는데 무슨 차가 좋을 것 같아?

엄마, 생각해보면 엄마가 경기도 올라와서 나랑 마지막으로 지낸 것도 봄이야.
그 봄은 그렇게 재미난게 많고 그렇게 즐거운게 많았는데
엄마, 내가 민속촌 가자고 했을 때 다음에 가자고 했잖아
당장은 엄마가 좀 피곤하니 다음에 가자고..
그 다음은 이제 영원히 없는데 나는 봄마다 이 생각으로 어떻게 하라고

하자고 약속한 건 다 하고 떠나지 그랬어
오늘 두유 산책 시키면서 문득 엄마가 미워

내가 엄마가 이렇게 밉고 콩이가 이렇게 그립고 엄마가 이렇게 애타고 콩이한테 이렇게 미안한건
내 생에 행복했던 시간은 엄말아 콩이가 다 있었던 시간 뿐이라 그런거 같아

엄마 너무 보고싶다
엄마의 콧노래가 끊이지 않았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세상 어디에도 내 집이 없는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