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아빠 안녕~
아빠 피 이어받은 딸이올시다
오늘 아빠 사진 이곳에 등록하면서 편지 하나 써서 올려보내
9개월만에 사진 등록하는 어여쁜 딸이지

엄마는 아빠 아직 많이 그리워하구 빈자리에 슬퍼하고 있어
텅 빈 방에 있기 아직 싫어해
할머니는 아직 아빠 사진을 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나봐
어제 아빠 포샵 처리 좀 한 사진 보여주니까 고개 돌리더라
나는 가끔 가다가 엄마랑 할머니 슬퍼하는 모습 보면 좀 울적해
하지만 난 강하니까~
나도 가족들도 안 울적거리게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

예를들면...
엄마랑은 요즘 자주 밖에 같이 놀러다녀
최근에는 내가 야구 티켓팅 성공해서 같이 야구 보고 왔다?
엄마가 이리 좋아할 줄 누가 알았겠어
다음에 또 데려가서 응원하고 와야지
이런 효녀 어디에도 없음

할머니랑은 저녁마다 함께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면서 화투 친다
돈은 안 걸구 그냥 아무 소리나 하면서 시간 보내
할머니 너무 잘해서 내가 이기는 건 10번 중 4번 정도?
승률을 올려보겠어

나는 요즘 친구들이랑도 신나게 놀러다니면서 먹고 있고 야구도 자주 보러 가
롯데 홈 개막 경기 티켓팅 성공했다는 건 아빠한테 가서 자랑했으니 알 거야
롯데 맨투맨 받아오면 또 자랑하러 올게
아 그리고 나 고양이 기르는 거 알지?
아빠가 살아 있을 때 기르고 싶다는 걸 들어서~ 아빠 핑계도 대면서 내 사리사욕 좀 챙겼어
짱 귀여운 고양이입니다
아빠한테 자랑도 좀 해서 얼굴은 익히 알 거라고 믿어
이름은 다온이~
순우리말로 예쁘게 딱 지었어
좋은 일이 다 들어온다는 뜻이지
어때 내 작명 센스가?
다온이가 있어서 우리 집이 많이 웃고 떠들고 우울한 생각도 덜 하니까...
하늘에서 다온이도 좀 챙겨줘
얼굴 안 본 가족이라고 안 챙기면 혼나 나한테
다온이=아빠 아들

뭐 이리 저리 많이 떠들었네
다음에는 엄마랑 야구 경기 가서 즐긴 후기 들고 올게
잘 있어~~~
아프면 나한테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