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할아버지 안녕 ! 손녀 선희야

다들 나보고 그만 울어야 할아버지가 좋은 곳 가신다고 그러던데
살아생전 손녀가 할아버지한테 너무 버릇없고 못난 손녀였던게 이제와 후회가 되는건지 매일 자기전에 할아버지 생각과 동시에 눈물이 난다..?

아주 어릴 때 할아버지가 나한테 엄청 무서운 존재였었던거 알지 ? 맨날 혼내고 야단치고 ㅋㅋ 물론 내가 못난 손녀였던 탓도 있겠지.. 할머니랑 할아버지 덕분에 내가 이렇게 잘 클 수 있었단걸 너무 늦게 깨달아버렸어

가시기 전에 사랑한다고 . 고마웠다고 . 할아버지가 있어 내가 있다고 꼭 전하고싶었는데 .. 그냥 상태가 좋지 않은 할아버지를 보면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더라고.. 그냥 그저 할아버지가 억지로 힘을 주질않길 바랬어

할아버지와 함께 통화했던 녹음내용 중에 '휴대폰만 열면 선희 니가 보이는데..' 라는 말이 남겨져있더라고..
미안해 너무 바쁘고 일이 힘들어서 내 자신도 못돌보던 못난 나라서 할아버지가 나 보고싶어하는거 알면서도 .. 보러가지않은 못난 나 제발 용서해주라

원래 자고 일어나서 할아버지 보러 가려고 했는데 도무지 잠이 안와서 이렇게 편지라도 남기고 있어. 미리 손녀 간다고 전해주려고 ! 내가 할아버지 많이 보고싶은만큼 할아버지도 나도 그리고 우리 손주들도 보고싶을거니까 내가 이쁜 사진들 다 걸어주고 올게.

자주자주 놀러갈테니까 너무 자주온다고 질려하지말기 ?! 히히
더 쓰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은데 그건 내가 직접 가서 이야기해줄게 !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 손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지는 그 어느 누구보다 저에게 고마우신 분이십니다.
때로는 아빠처럼. 또 어느때는 친구처럼. 저를 사랑해주는 소중하고도 감사한 사람이셨어요. 그곳에서는 부디 제발 고생없이 편안히 ..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