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단어가 낯간지러운 생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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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엄마라는 단어가 낯간지러운 생

엄마,

나 벌써 성인 돼. 이제 두 달 안 남았지

집에서는 가끔
엄마는 벌써 환생했을 거라고 그래.
난 환생이란 단어가 그렇게 잔인한 줄은 처음 알았어

가끔 사람들은 보고 싶은 사람이 꿈 속에라도 찾아온다는데
왜 나는 안 그런 경우가 없을까 했어
엄마 만큼의 공부머리가 없었던 내가 보기 싫어서 안 오는 건지도 생각했었어

너무 힘들 때, 제사 지낼 때
꿈에서라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그 때라도, 이후라도 찾아와주길 바랬는데, 아직 한 번도 못 봤어

나 엄마 얼굴 몰라
그래서 엄마가 말없이 찾아와도 모를거야
엄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말해주거나, 안아주거나 해줘

커가면서 엄마라고 불러본 적이 없어서
사람들한테 흔하디 흔한 단어인 엄마가
난 많이 낯설고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단어야

그래서 엄마라는 단어가 낯간지러운 이번 생이지만
난 마음 속으로라도 엄마를 부르며 살아
나의 실체적인 입으로는 잘 그럴 수가 없으니까

사람은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게 연결되어있대
나랑 엄마가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이 글을 쓰면서 생각했어

여긴 겨울이 찾아오고 있는데,
엄마가 있는 곳엔 늘 여름이었음 좋겠어
여름에 태어난 나를 엄마가 잊지 않게

잘 지내

보고싶을거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나중에 꼭 들릴게

  • 2022년 11월 04일
    딸, 영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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