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은서야 오늘 잘 지냈어?
편지 쓰려고 들어왔더니 가족들이 다 글 쓰고 갔네. 우리 은서 다 읽고 있지?
언니 편지도 잊지 말고 다 읽어!
널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보고싶다..
오늘 친구들 만나서 널 보내는 게 너무너무 힘들고 슬프다고 하니까
그냥 그러라고 하더라. 그냥 이 감정에 충실하게 너 생각하면서 지내라고..
아주 오래 슬퍼하고 추억해도 된다고.. 그 말 들으니까 조금 나아졌다. 근데 아직도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너만 생각하면 눈물이 차오르는 건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인간은 시간 위에 사는 동물이래. 정말 그럴까?
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할 것 같아.
언니 친구가 너 위해서 기도도 했대.. 아주 많이 고마웠어.
은서야 그만 울고 싶은데.. 언제쯤 눈물이 그칠까?
울면 좋은 데 못 간다고 어른들이 그만 울랬는데, 난 이미 네가 좋은 곳 가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믿어서 조금만 더 울게.ㅎㅎ
우리 은서 너무 너무 보고싶다.. 정말... 언니가 좀 더 연락할걸.. 끝까지 너 번호 물어볼걸... 너 왜 그때 나한테 번호 안 알려줬냐..ㅠㅠ 그렇게 공부만 하고 싶었어? 그맘 알아서 더 안 물어봤어 근데 그게 너무 후회된다 지금까지.
우리 그날 오래도록 얘기했던 고민들 생각들.. 너랑 얘기해서 참 좋았어 그거 절대 못 잊을 거 같아
언니가 요즘따라 좀 더 속상해서 괜히 말이 길어졌다 ㅎ 그래도 끝까지 읽어줘~~
우리 은서 오늘도 재밌게 잘 지냈길. 잘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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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7일
지윤이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