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군데 쉬운곳이 없더라(113일)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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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어느 한군데 쉬운곳이 없더라(113일)

어제까지 응찬이와 수도권을 돌며 엿새라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토록 오랜시간을 단 둘이서 보낸건
처음이었다.때론, 짜증이 날 때도 있었지만 이것이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마지막 헌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꺼이 아빠는 35년 근속휴가를 이용해 함께했다.
이번주 금요일 마지막 시험을 남겨두고 있지만,결과는 그리 녹록치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어느 한 곳도 될 만한 곳이
없다는 냉철한 판단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했다는 것은 우리모두 알고 있기에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실망감이 클까 걱정이다.
어쩌면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에 맞는 진로를 찾는 계기가 되었음 바랄것이 없을것 같다.
어느 대학이든 제 하기 나름 아닐까?하는 우리네 생각이지만 그 또한 본인이 헤쳐 가야할 몫이기에 안스러울 뿐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흐렸더니 오늘은 화창하고 햇볕이 따사롭다. 수학여행인지,소풍인지 떠나는 아이들의 시끌뻑적한 소리에 이른 아침부터 귀가 간지러웠다.
오늘 날 참 좋다.
네 방에 비춰지는 햇살도 이처럼 따스하겠지, 여러 대학을 다니며 네 생각을 참 많이도 했다.저들 처럼 이젠
캠퍼스 생활을 하며 한창 빛을 발해야 할 나이인데 라며 응찬이도 아쉬워 했다. 지금이 얼마나 예쁘고 좋은 시절인데 네가 없음을 너무도 안타까워 했다.
아빠는 내일까지 휴가다,
은행가서 카드도 해지하고, 약국에 들러 탈모 약도 사고, 그리고 시간이 나면 굴암산에나 다녀 올까?
뭐 대충 오늘과 내일 계획하는 일이다.
은서 너는 오늘 어디에 있니?
어느 곳에 있든 잘 지내길 바란다.
올 해 수능도 한 달이 남았다.왠지 또
네 생각이 나고, 보고싶어 진다.
그만 적을란다.  좀더 길어지면 눈물이 날 것만 같으니 말이다.
잘 지내거라~~~

  • 2024년 10월 16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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