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곧 엄마 1주기라 제사 전에 그래도 좀 깔끔하게 보이고 싶어서 어제 머리를 했어.
맨날 머리를 매직으로 펴기만 하니까 사람들이 내 머리가 생머리인줄 아는지, 머리에 돈 좀 쓰라는거야?
그래서 이번엔 매직 세팅으로 좀 색다르게 해봤어.
엄마가 봤으면 내 딸 너무 예쁘다고 좋아했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들더라.
어제 동생이랑 성남에서 부산까지 운전해서 내려오는 길에
엄마도 우리가 운전하는 차를 탔으면 좋았을텐데..
엄마 조수석에 앉아서 너무 빨리 달리는거 아니냐고 소리 지르고 무서워했을 생각하니 왜 그렇게 웃기면서 눈물이 나는지. 운전할 때는 집중한다고 그런 생각도 못했는데, 조수석에 앉아있으니 청승맞게 눈물을 또 펑펑 터트렸지 뭐야.
엄마랑 언제쯤 드라이브 해볼 수 있을까?
내가 운전하는 차를 엄마가 언제 타볼 수 있을까..
너무 길지 않은 시간이길 바래.
엄마 그리고 나 속상한 일 있는뎀 이런건 엄마 엄마하고 찡찡거려야하는데..
자취방 집주인이 자산 정리한다고 방 빼달래..
나 이사 갈 집 구하고 해야하는데 ㅠㅠ
엄마가 구해준 처음이자 마지막 집을 빼야한다는 생각에 그냥 너무 막막하고 슬프다
그 집에서의 첫 날, 아무 살림살이 없이 허전한 집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이 너무 선명한데..
차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엄마를 잃은 내 삶은..
여태까지 보이던 차선이 보이지 않고 내비가 되지 않고 하물며 하늘에 별조차 떠있지 않은 길을 운전하는 거나 다름 없는 것 같았어
외할머니를 일찍 잃은 엄마는 평생을 그리 살았겠지 생각하니 눈물이 났어
어떻게 엄마와의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어떻게 엄마의 마지막까지 사랑하겠어, 엄마를 사랑하는거지.
내가 갈 때 까지 외할머니랑 콩이랑 잘 지내고 있어야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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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7일
엄마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