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엄마엄마엄마
오랜만이죠. 그곳은 어때요? 엄마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니까 좋은 분들이랑 같이 잘 계신가요?
요즘 저 러닝하는 거 지켜보고 계시죠? 엄마랑 같이 산책하던 산수유 나무 길을 뛰어요. 엄마는 참 아시는 게 많았어요. 나무랑 꽃은 다 제 눈에는 거기에서 거기던데 엄마는 어떻게 하나하나 다 구별을 하셨을까요? 여전히 신기합니다. 이제는 답을 들을 수가 없으니 텔레파시로 보내주세요◡̈
저는 그동안 아시다시피 공부하느라 바빴어요. 요즘 우리 애 좀 열심히 산다고 자랑하고 있으신가요? 이것도 다음 주면 끝이네요. 요즘 성향 파악 검사를 해보면 저는 생각보다 은근 계획적이고 생각보다 남 말을 잘 안 듣는 듯해요. 충동적인 줄 알았는데 살아온 길들은 다 그래도 켜켜이 제가 쌓아온 것들이더라고요. 역량검사 결과를 봐주신 선생님이 저는 다양한 경험이 정말 많대요. 이건 다 엄빠의 보살핌 덕이겠죠? 엄빠 모두 제가 하고싶은 건 하게 해주셨으니까요! 엄마의 컴퓨터 사전 학습 덕에 저는 매번 ppt 공장을 돌렸답니다. 이번에 밍구도 제가 도와줬습니다 ㅎㅎ 근데 혼자서도 잘하더라고요. 제가 가더라도 잘할 듯해요. 똑띡이잖아요. 도형 회전하기가 정말 약했는데 밍구가 잘하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밍구는 요즘 머리에 알러지가 생겨서 치료중이에요. 나이롱 면허로 열심히 치료해주고 있습니당 딴 거랑 착각한 건 안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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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2일
강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