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말리다가 왔어요.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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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머리를 말리다가 왔어요.

오늘은 스테이크를 구웠어요. 채끝이랑 안심을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다음에 아빠는 웰던으로 한 번 더 구우려고요. 엄마는 돼지고기를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저녁 먹고 밍구랑 둘이서 엄빠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생각해보는데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엄빠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이면 기억해서 챙겨주시는데 저희도 분발하겠슴다! 조만간 밍구랑 잡채를 하기로 했어요. 밍구는 식도병 출신답게 전처리를 아주 잘해요. 밍구가 그렇게 지원한 이유는 밥을 할 때 도움이 되고 싶었대요. 감동이죠? 저도 몰랐는데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들 하나는 정말 잘 키웠어요. 누나가 심심해할까봐 설거지할 때면 늘 곁에 있어줍니다. 엄마가 설거지 하실 때 제가 곁에서 조잘조잘한 것처럼요! 하루에 한 끼는 제대로 집밥을 먹자 싶어서 열심히 사부작사부작한답니다. 모레는 돼지갈비를 하려고요. 식재료도 어떤 메뉴를 할지 정해서 구매하고 있어요. 참, 오늘은 립밤이 하나 사고 싶었는데 참았답니다. 칭찬해주세욤
휴 저는 왜 맨날 하고 싶은 말이 많죠. 가족 밴드방도 채팅창도 꼭 읽어주셔야 해요.
아, 이게 본론이었는데 방금 머리를 말리다가 문득 그 생각이 났어요. 회식하고 머리도 못 말리고 자고 있었는데 인기척에 깼더니 엄마가 머리를 말려주시고 있으셨잖아요. 그 따뜻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매일 아침 학교 갈 때마다 엄마가 머리를 말려주신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번거로우셨을 것 같은데 그때마다 비몽사몽했던 게 죄송해요. 인형 머리를 꿰매주신 것도 기억이 나요. 그래도 이렇게 하루하루 엄마와 쌓인 추억을 되새기며 살아가요. 사랑해요!

  • 2024년 12월 10일
    숨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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