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아빠 보내드리고 벌써 세번째 맞는 주말이 찾아왔어요.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만 그런 바람과는 정반대로 하루하루가 빠르게만 지나가는 것 같아요.
이제 사람들의 인사말이 남겨진 모바일 부고장도 더 이상 접속이 안 되는 걸 보니 시간이 그만큼 또 지나간 거겠죠.
마음은 아직인데, 시간은 왜 이리 빠르게 흘러가는 걸까요?
순간순간 아빠 생각이 나는데 아리랑 있으면 정신없이 지내야 하니 아리 자고 있으면 아빠랑 함께했던 추억도 회상해보고, 여기 들어와서 아빠한테 글도 쓰고 그래요.
아빠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답장도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답장은 안 해도 아빠가 읽기만 해도 좋겠어요.
나 결혼하기 전, 우리 주말이면 항상 드라이브며 맛집이며 다녔는데..
상윤이도 금요일 저녁이면 집에 와서 주말을 같이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곤 했었구요.
난 그때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심했지만, 우리 가족끼리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아빠는 우리가 하자는 대로, 가자는 대로 싫다 소리도 안하시고 함께 해주셨구요.
결혼하고 나니까 비교가 되서 아빠는 정말 좋은 아빠였다는 게 더 실감이 나곤 해요.
아빠 옆에서 조금 더 있었으면, 아빠도 더 계실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나 대신 그렇게 상윤이가 기를 쓰고 부산 내려온 건가 싶기도 하고..
이제 겨울이 깊어지고 있어서 여긴 더 추워지고 있어요.
내가 직접 찾아가진 못했지만 아빠가 병원에서 추워해서 엄마가 담요도 따로 더 챙겨드렸다고 하던데 얼마 덮지도 못하시고..
계신 곳에서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아빠 태어난 봄날처럼 따뜻하게 잘 지내세요.
못 드시는 거 없이 맛있는 것도 다 드시고, 말하지 못하는 거 없이 다 얘기도 하구요.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은데..
그럴거면 진작에 얘기도 더 많이 할 걸..
난 앞으로도 종종 아빠 추억하며 여기에 얘기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에는 언니네가 아빠 만나러 다녀갔었는데 내일은 내가 아리랑 만나러 갈 것 같아요.
부산에 있으면 더 자주 찾아가볼텐데 참 그 거리가 뭐라고..ㅠ
내일 하루는 아빠 만나러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루가 천천히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아직 하루에도 몇 번씩 아빠 생각이 나요.
아빠는 훨훨 날아다니며 우리 지켜보고 계세요?
아빠~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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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1일
수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