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조촐하게 제를 올려주마 (354일)
비가 오려는지 흐렸다.
비 소식은 오후부터 예보돼 있는데,
10시 조금 넘으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늘은 금요일, 주말을 앞에 두고 있으며 음력으론 네가 떠나기 하루 전 날이다.
추정이 그러했지만 모든 의학적인 정황을 분석해서 내린 것이니 그렇게 우리는 믿기로 한다.
네가 좋아했던 몇 가지 음식들을 놓고
조촐하게 너를 추억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너 역시 제 상을 차리고 향을 피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듯 싶어 그렇게 할 것이다.
내일은 엄마랑 한번 가려고 한다.
너를 보내던 날에도 장대같은 빗줄기가 내렸는데, 내일도 비 소식이 있다.다음주에는 응찬이가 방학을 하고 찬호오빠도 너를 보러 온다고 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누구를 추억하며 기억한다는건 참 쉽지 않은데 고마운 일이다.
우리 은서가 그래도 오빠들한테 귀여움을 받았었나 보다.
오늘은 왠지 날씨탓도 있지만,찹찹한 마음에 무거움이 밀려드는것 같다.
시간 정말 빠르다는걸 오늘도 새삼 느끼며, 보고싶은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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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3일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