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안녕,
눈을 뜨고 하루를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까지
너랑 오빠 생각이 안 난 적이 없었어
그만큼 정말 보고 싶어서
밤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며
스스로 너랑 오빠일 거라 위안 삼아 여겨
다행히 우리 집 쪽에 별들이 참 많아
그래서 지우랑 나랑 별을 세면서
저긴 가은이 이모 저긴 동준이 삼촌 마루 시루야 하며
집 들어가기 전 지우랑 나랑 같이 기도하며 인사를 해
그러면 지우가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인사를 받아줬다고
엄청 기뻐하더라, 아이들 눈은 정말 순수하니까
선명하게 보였던 거겠지?
넌 동생이긴 하지만
친구였기도 했고
가족 같기도 했고
정말 나에겐 설명할 수 없는 큰 존재였어
마지막 인사가 잡다한 통화여서 정말 아쉽다
비록 사고가 일어나 약속한 날 만나지 못했어도
네가 우리 가족을 생각해 준비한 선물을
비록 우리에게 전해주지 못하고 재가 되었지만
그 사실을 내가 알고 그 마음은 이미 받았기에
더더욱 네가 우리에게 준 사랑 감사히 받아들이며
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마음속에 항상 기억하며 잊지 않을 거야
누구든 그렇겠지만
이렇게 가까운 사람이 빨리 우리 곁을 떠날 거라고
생각을 어떻게 하겠어 ,,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너 생각날 때
주체할 수 없는 눈물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
네 추억에 행복한 마음이 떠올라 웃음이 날 수 있길 바라.
꾸역꾸역 애써 참는 게 아니라
그냥 예쁘게 웃으며
너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
왜 하필 너랑 오빠여야 했는지
억울한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야
그냥 무사히 천국에 도착해 모두 다 잊고
잘 지내다가 다음 생을 기약할 수 있길 바라
사랑해 가은아 그리고 정말 고마워
오빠도 정말 너무 감사드렸어요
꼭 우리 만나요
꼭 다시 만나서 언니가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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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10일
김소연